난 시게인 이었다

  대통령 선출되기 전까지는. 대통령 선출되고나서 부터는 눈팅만 했다.
그런데 시게가 어느 순간부터 비판적 지지가 아닌 절대적 지지라는 파도에 휩쓸리기 시작했다.
절대적 지지는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한 사람의 대통령을 떠나보냈기에 그런 행동을 취하는게 어느정도는 이해가 됐다.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도가 지나쳐갔고 급기야 시게는 절대적 지지라는 파도에 휩싸여서 비판적 지지자들을 쳐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물이 고인 오유를 떠나 웃대에 정착하게 된 것이.

  웃대는 친목을 지향하는 사이트라서 처음엔 적응이 안되었다.
그러나 그곳 또한 이곳과 같이 사람 사는 곳이었다. 
그곳의 웃긴 자료나 댓글들은 오유를 하며 잃어버렸던 웃음들을 다시 되찾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정감 갔던 것은 그곳도 오유처럼 솔로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듯 어느새 나는 오유를 잊고 웃대만 찾게 되었다.
그곳에 있으면서 안락함을 느꼈고 나의 일상을 공유했다.
그러나 웃대에 있으면서도 나는 가끔씩 오유가 생각났다.

남자는 첫사랑을 무덤까지 가져간다고 했던가.
오후에 카드 걷는데 상당한 싸게 이용했었는데ㅜㅜ
가끔씩 오유가 생각날 때면 한번씩 베오베를 훔쳐 보곤 했다.
헤어진 첫사랑이 잘 지내는지 그녀의 카톡 프로필이나 sns를 몰래 훔쳐 보는 것처럼 말이다.
보신 하게 된다는 얘기죠. 있어서 당연히 있을꺼라 생각하고 갔는데 ...
몰래 훔쳐본 나는 마음이 씁쓸했다. 첫사랑은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오유는 잘 지내지 못하는 것 같아서.

버스는 이미 떠났다. 이제는 작별해야 할 시간이다. 
그래서 이렇게 작별 인사를 보낸다.
너를 알아서 지난 5년간 행복했다.
나는 너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굳이 내가 아니여도.
정 들었던 오유야 잘지내. 아프지말고. 그럼 안녕.